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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너무 고픈 날. 잠에 취해서 잔치국수를 만들어 먹으려고 육수를 우려내고 호박과 당근을 채썰고 모든 준비가 끝난 상황. 뭐가 허전하다 싶었는데, ‘헉’ 소면이 없었다.

이리저리 부엌을 뒤져봐도 소면은 보이지 않고 눈에 띄는 건 파스타 면 뿐.

결국 파스타를 푹 삻아서 잔치국수에 소면 대신 넣어 먹어봤다. 

파스타 면은 졸깃한 식감보다는 뚝뚝 끊기는 식감인데 국물과 함께 후루룩 후루룩 흐르듯 먹어야 하는 국물 면요리에 파스타 면을 넣어 먹으니 무언가 소화가 덜 되는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소스에 비벼 먹거나 혹은 올리브 오일에 살짝 볶아 먹을 때는 나지 않던 파스타 면 특유의 냄새가 잔치국수 국물과 충분히 어울리지 않아서 그것도 마이너스 요인.

예전에 이태원에 있는 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먹었던 앤쵸비 파스타의 경우에는 앤쵸비와 모시조개로 우려낸 육수 맛이 강해서 파스타면과 잘 어울렸고 당시 썼던 파스타 면이 굉장히 가는 종류라 확실히 뚝뚝 끊기는 맛이 덜했던 것이다. 

소면의 경우 국물의 간간한 간에 면에 잘 베어 면과 국물, 고명이 하나가 되는 느낌인데 파스타 면은 그렇게 하나의 맛을 내기엔 개성이 너무 강한 듯 싶었다.

나의 절친은 이런 말을 했었다. “너 아무리 배고파도 아무거나 줒어 먹지 마라”

갑자기 친구의 말이 뇌리를 스치며 다시는 이런 짓을 하지 말아야 겠다는 결론을 냈다.
  1. 스토리와이 at 2010.12.20 00:37 [edit/del]

    까만달팽이님 시도가 너무 잼납니다. 저도 한번은 집에서 면이 없을 때 파스타 면이라도 써볼까? 했던 적이 있었는데 글 읽어보니 '아 안하기를 잘했구나' 하며 웃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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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까만달팽이 at 2010.12.22 22:34 신고 [edit/del]

    가끔 엉뚱한 시도를 하다보면 의외의 결과가 나올때도 있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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