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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내가 이걸 왜 시작한걸까?”

사포질을 하며 투덜거렸던 지난 날을 뒤로 하고 드디어 화장대 리폼의 끝을 보게 됐습니다. 물론 거울에 붙은 투명 테이프의 잔여물을 제거 해야하는 소소한 작업이 남기는 했지만 99%는 완성됐습니다.

왼쪽 사진은 2009년 12월 26일, 오른쪽 사진은 2010년 7월 4일에 찍은 것입니다. 장작 7개월이 걸린 긴 여정이었습니다. 물론 7개월 내내 리폼에 매달린 건 아닙니다. 직장생활을 하며 주말까지 출근을 하면서 한시간 두시간 씩 틈나는 대로 했기도 하고 3월부터 최근까지는 바빠서 베란다에 작업이 덜된 상태로 방치한 것만 해도 여러달입니다. 

“또 늘어만 놓고 중간에 그만 둘꺼 아냐? 멀쩡한 화장대 망가뜨리지 말고 그냥 써”
 
처음 화장대 리폼을 하겠다고 선언을 했을 때 가족들은 모두 만류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만큼은 끝장을 보고 싶었고 완성될 즈음에 가족들은 저를 달리보기 시작했습니다.

시니컬한 동생님은 “우리 누나가 달라졌어요”라고 이야기하더군요. 우후훗.
좌우지간 쓸데없는 수다는 그만 떨고 ‘성형’ 후기를 공개합니다. : )

화장대 의자는 지난 1월에 이전 블로그에 올렸던 글 “버리자니 아깝고…” 셀프 리폼 도전기-의자편 을 참고 해주세요.


“사포질, 리폼 초보에겐 지리산 종주와 같은 고난의 길” 

리폼을 시작하면 첫번째 난 코스가 바로 ‘사포질’입니다. 물론 사포질 과정을 생략하고 페인팅만 하는 것이 완전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피부관리 받을 때 ‘각질제거’ 과정 정도로 생각하시면 이해가 빠르실 것 같네요.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기존 가구의 표면 코팅을 살짝쿵 벗겨주는 건 어느 가구 리폼에나 기본이 되는 일인 것 같았습니다. 참고로 전 삼겹살 사주겠다며 힘 좋은 친구를 불러서 둘이서 같이 했습니다.


작은 나무 토막에 220방 짜리 사포로 둘러서 사포질을 열심히 해주었습니다. 사포질을 하다 보면 가루가 심하게 날리는데 마스크를 쓰고 하셔야 합니다. 몇몇 파워블로거님들이 가르쳐 주신 것처럼 분무기를 조금씩 뿌리면서 작업하면 가루가 날리지 않는다고 하네요. 사포질을 끝낸 모습은 아래와 같습니다. 서랍과 칸막이도 분리해서 하나씩 사포질을 해주었죠. 그리고 표면이 덜 거친 150방 짜리 사포로 다시 한번 살짝 사포질을 해줬습니다.

거친 사포(입방 숫자가 낮은 것)-> 고운 사포(입장 숫자가 높은 것)



페인팅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거울 안쪽에 페인트가 묻지 않도록 가장자리를 투명 테잎으로 붙였습니다.


사포질 단계가 심적으로 가장 힘든 단계였습니다. 힘들기만 하고 재미도 없지요. 또 불안하기도 하고요. 되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너온 것만 같은 느낌이지만 확신히 서지 않는 단계입니다.


“젯소 칠하기, 메이컵 베이스를 바르듯 얇게 잘 펴발라주는게 관건”

그 다음 단계는 하얀 젯소를 칠하는 것입니다. 가구에 페인트가 착색이 잘되도록 밑바탕을 하얗게 칠해주는 것인데 화장으로 친다면 메이컵 베이스 정도로 보시면 될듯 하네요. 아래 보시는 건 던에드워드의 초강력 젯소인데 처음에는 일반 젯소를 쓰다가 중간에 초강력 젯소로 바꾸었는데 가격이 좀더 비싼만큼 확실히 잘 발렸습니다. 특히 방문이나 덩치가 큰 가구처럼 실내에 있어서 사포질을 하기 곤란한 경우에는 생략해주는 대신 초강력 젯소로 밑바탕을 칠해주어야 페인트가 잘 발립니다. 


작업을 해보니 젯소 칠하는 과정에서 급한 마음에 젯소를 한번에 너무 많은 양을 바르면 뭉쳐서 자국이 생깁니다. 그럼 페인트 칠하는 과정에서 뭉친 자국을 없애기 위해 사포질을 해야하고 그러다 보면 칠이 벗겨지고 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에 애초에 처음부터 여유를 가지고 얇게 잘 펴발라 주는 것이 시간을 단축시키는 길이더라고요.  
 

젯소를 두번째 칠할 때는 처음 칠했던 방향하고 수직이 되도록 칠하는게 좋습니다. 색깔이 촘촘하게 잘 발리더군요. 보통 두번, 굳이 한번 더 바르시고 싶으시다면 한번 더 바르셔도 상관은 없겠습니다.

젯소를 바르고 나서는 4~5시간은 건조해주어야 한다더군요. 아무래도 젯소를 완전히 말리고 나서 작업하는게 페인트가 잘먹더라고요. 하루에 다 끝내려고 하지 마시고 오늘 젯소 1회 칠했으면 다음날 2회 칠하고 그 다음주에 페인트 칠하고 이런식으로 나눠하세요. 안그럼 골병 듭니다. ^_^;


장식 몰딩 달기, 밋밋한 화장대가 고급스러운 디자인으로…


본래 몰딩을 부착하는 작업은 젯소를 칠하기 전에 이루어졌어야 하나 제가 처음 시도하는 관계로 젯소 작업을 끝낸 후에 추가로 작업을 해주었답니다.


목공용 접착제로 장식 몰딩을 붙이고 작은 붓으로 사이사이 젯소를 칠해주면 됩니다. 저는 문구점에서 산 유화용 붓을 이용했습니다. 

장식 몰딩은 1개당 1000원 안팎으로 가격은 저렴하지만 그 효과는 엄청 나더군요.


"페인팅, 이제 슬슬 고지가 보인다?”


페인트는 무독성인 던에드워드의 계란광 오트밀 쿠키색(DEC 763)으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뭣모르고 저렴한 페인트를 골랐는데 칠하다보니 강한 냄새 때문인지 머리가 아프더라고요.  

아래 사진은 페인트를 한번 칠했을 때의 모습입니다. 군데 군데 하얀색이 보이죠? 
 


페인트를 칠하고 나서 고운 사포로 사포질 잘해주어야 붓자국이 없어져서 그 다음 페인트를 칠할 때 매끄럽게 잘 칠해지는 것 같았어요. 


                       이런 식으로 3번 반복해 주었고 아래는 뿌듯한 완성작입니다. ^_^


                     몰딩도 붙여주고 손잡이도 새것으로 교체하니 정말 그럴듯 하죠? ㅎㅎ


10년 전 구입한 어머니의 화장대를 물려받아 쓰면서 요즘 유행에 맞는 화장대를 쓰고 싶었지만 생각보다 가격도 비싸고 또 어머니의 물건이라 간직하고 싶은 마음에 리폼을 결심했었습니다. 

두번째 가구 리폼을 하면서 느낀 점은,

1.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든다.
2.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든다.
3. 생각보다 힘이 많이 든다.

였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왜 D.I.Y에 빠져드는걸까?

그건 바로 성취감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해놓고 나면 얼마다 뿌듯한지 매일 아침 출근할 때마다 화장대를 한번씩 어루만지고 나갔었답니다. ^_^;

물론 조금씩 익숙해지면서 들어가는 비용이나 시간은 확실히 줄어듭니다.  

이렇게 힘들게 만들고 보니 쉽게 사고 쉽게 버리는 습관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습니다. 

이번 작업을 하면서 리폼은 다시 하지 말아야 겠다고 중얼거렸지만 이렇게 완성하고 보니 헌 책장을 주워서 뭔가를 만들 궁리를 또 하고 있네요. ; 

사실은 엉망진창인 제 방 전체를 리모델링하는 작업에 돌입했답니다. -_-;

불필요하게 큰 책상과 오래된 침대는 처분했고 화장대는 리폼을 그리고 까맣게 때가 탄 방문과 창틀도 깨끗하게 페인트 칠했답니다. 다음 포스팅에는 방문과 창틀 작업을 이어서 올리겠습니다.

인터넷에서 검색하시면 제야의 고수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이 정도 리폼 쯤은 눈감고도 하시는 분들이 밤하늘에 별만큼 많으시더라고요.

시작은 도전인 것 아시죠? 구식이라고 버리려던 작은 수납장이 있다면 그것부터 도전해보세요.

긴 글 포스팅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 즐거운 한주 보내시길 바랄게요~ : )

 



  1. 와우 at 2010.07.05 17:16 [edit/del]

    참 잘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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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pinkbear07 at 2010.07.05 21:48 [edit/del]

    화장대가 독특하게 생겼는데 리폼까지 하니깐 더 예쁘네요ㅋ잘 하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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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ftd montreal at 2010.07.06 00:45 [edit/del]

    정말 너무 멋있어여, 대단하시네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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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우왕~ at 2010.07.06 05:56 [edit/del]

    우왕 죽인다 3배는 비싸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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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아티스트백 at 2010.07.06 22:38 [edit/del]

    와우. 약간 샤넬느낌도 나는듯한 고급스러움으로 재탄생 했군요! 멋집니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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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리리아 at 2010.07.18 18:44 [edit/del]

    사포질하니까 암울했던 기억들이..... 아 물론 가구 사포질은 아니고 금속 사포질이었습니다.
    400부터 시작해서 2000으로 넘어가고, 알루미나입자까지 이용해서 얼굴이 비칠 때 까지 반들반들하게~
    슬픈 기억이었습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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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at 2010.07.26 14:31 [edit/del]

    우와 명품 같아요 나중에 제것도 부탁해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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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스토리와이 at 2010.08.01 01:03 신고 [edit/del]

    본 탕이 좀 받쳐주는 친구가 솜씨 좋은 의사를 만나 성형으로 쐐기를 박은 느낌 ^^

    물려주신 원래 화장대도 이쁘지만서도 까만달팽이님의 손길을 받아 재 탄생한 화장대가 너무 멋집니다.

    돈이 좀 들었더라도 추가로 붙여 주신 장신품이 더욱 리폼을 빛내 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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