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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명의 스타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잊을 만할때마다 반복되는 스타들의 자살. 그럴때마다 언론에서는 ‘의혹’을 밝힌다며 “왜 자살을 선택했는가”에 대한 가십성 기사를 쏟아냅니다.

이런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소화도 잘 안되고 어딘지 모르게 마음이 답답해집니다. 

뿐만 아니라 한때 저도 개인적인 사정으로 무척이나 힘든 시기를 보냈던 적이 있고 그것을 극복해 왔던 경험 탓에 젊은 스타들의 충동적인 선택에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듭니다.

저는 이 포스팅을 통해 개인적 경험과 가까운 전문의의 조언을 토대로 삶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 처한 분들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들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4년 전 뉴질랜드에서의 기억

2006년 뉴질랜드에서 겪은 일입니다. 그곳에서 전 자살 충동에 시달리던 외국인 2명을 말리는 아찔한 상황에 처하게 됐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이해하기 힘든 묘한 날이었습니다.

어느 날 밤 평소 친하게 지내던 외국인 친구에게서 쌩뚱맞은 문자가 왔습니다. 문자 내용을 간단히 하면 ‘지금 술에 취했고 차를 몰고 나가 죽어버리겠다’ 는 내용이었습니다. 

완전 놀란 저는 곧바로 전화를 했고 일단 그 전에 나를 한번 만나달라고 해서 방으로 데려왔습니다. 

평소 조금 내성적이긴 했지만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고 평소 따르던 동생들도 많았던 그 친구는 한 여학생으로부터 실연을 당해 실의에 빠져있던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전 그 친구가 정말 죽고 싶을 만큼 힘든 줄은 모르고 있었습니다. 일단 술에 취해있고 감정 조절이 안되던 상태라 일단 그 친구의 손을 부여잡고 같이 울면서 “니가 그렇게 떠나면 남은 사람들이 얼마나 힘들지 생각해 봤냐”“지금은 죽을 것 같아도 곧 지나면 분명히 기분이 다시 좋아질 것이다”라고 계속 말해주었습니다. 그 친구가 술기운에 지쳐 곯아 떨어질때까지 붙잡고 늘어져 이야기를 하고 겨우 그날밤을 넘길 수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그 친구가 전화를 안받거나 연락이 안되면 혹시 무슨 일이 난건가 싶어 정말 불안했습니다. 감사하게도 그곳 뉴질랜드 대학에서는 학교 캠퍼스안에 상담센터가 무척 원활하게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정신과 의사와 심리치료사들이 여러 명 상주하여 수시로 학생들이 상담을 해주고 약을 처방해 주기도 했습니다. 또한 학생들도 남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자유롭게 상담을 받는 분위기여서 친구는 여러곳에서 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또한번 아찔한 경험을 하게 됐습니다. 우연히 메신저에서 어떤 외국인 친구의 묘한 대화명을 목격하게 된 것입니다. ‘그동안 감사했다’는 식의 내용이었습니다.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아 말을 걸었습니다. 그 친구는 “지금 죽으러 간다”며 작별인사를 했습니다. 순간 꿈인가 싶었습니다. 왜 갑자기 이런 일이 일어나나 도대체 무슨 징조인가. 여튼 마음을 가다듬고 잠깐 이야기 좀 하자고 했습니다. 어디있는지도 모르는 친구가 오프라인을 해버리고 나가면 어쩌나 정말 손이 부들부들 떨렸습니다. 10분만 이야기 하자고 메신져 끄지 말아달라고 사정을 했습니다. 자초지종을 물으니 친구는 여자에 대한 배신감으로 분노에 차 있다가 그 감정이 결국 슬픔으로 번져 이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이었습니다. 처음엔 의아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 친구는 평생 사랑받지 못해 왔다고 느꼈고 자신을 영원히 사랑받지 못할 존재로 취급했습니다. 결국 이런 낮은 자존감을 가진 친구가 자기를 사랑한다고 느꼈던 여자로부터 배신을 당하자 더이상 살 가치가 없다 느낀 것입니다. 

그 친구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부모님을 얼굴을 떠올려봐라, 신은 너를 사랑하신다 등등 생각나는 좋은 얘기는 계속 해주었습니다. 결국 그 친구는 길게 대화해 주어 고맙고 마음이 조금 추스려진다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첫번째 말한 친구는 힘든 날들을 잘 견디고 지금 새로운 사랑을 만나 너무도 행복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두번째 언급한 친구는 많이 가깝던 친구가 아니여서 지금 어디서 무얼 하며 잘 살고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그저 잘 살고 있기를 마음 속으로 기도할 뿐입니다. 어쨌거나 제게 일련의 경험은 삶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 큰 계기가 되었습니다. 


부정적인 생각과 술은 절대 금물  


남부럽지 않은 환경에서 자란 친구가 삶을 포기하겠다는 엄청난 결단을 내리기 까지는 2가지 요인이 있었습니다. 바로 ‘반복적인 부정적인 생각’과 ‘술’ 입니다. 처음에는 실연이 발단이었지만 평소에 착하고 다른 사람의 부탁을 잘 거절하지 못해 남들에게 이용당하거나 배신당한 경험이 많았던 친구는 몇날 며칠 부정적인 생각을 이어가더니 결국 “나란 놈은 안돼”라는 말을 심심치 않게 내뱉었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슬픔을 달랜 답시고 술을 마시니 그 감정이 극대화 됐던 것입니다. 

하지만 우울증의 정도가 심해지면 당사자는 사실상 제어가 안됩니다. 이때부터 가족과 친구 가까운 지인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일단 평소와 다르게 부정적인 말을 많이 하면 의심을 해봐야 합니다. 방송에서 다루어지는 스타들의 자살 사건도 가만 보면 주변인이 그 징후를 어느 정도 짐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설마 그정돈 아니겠지”라고 넘긴 경우가 많습니다.

오랫동안 슬픔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친구에게 절대로 술을 권하지 마세요. 그리고 나약한 사람이라며 질책하지도 마세요. 우선 당신이 느끼는 슬픔을 나도 이해한다고 말하며 손을 잡아주거나 안아주세요. 그리고 조금 진정이 되면 전문의의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해야합니다.


인생은 사계절과 같은 것


이것은 힘든 일을 겪고 있는 당사자에게 당부하는 이야기 입니다. 모든 열쇠는 스스로 쥐고 있다는 것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당시 그 친구가 제 전화를 받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친구는 살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제게 손을 내민 것입니다. 결국 아무리 주변에서 도와주려 해도 모든 상황은 본인이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은 사계절 날씨와 꼭 같습니다. 한 여름 장마철 일주일 넘게 비가 옵니다. 맑은 날이 언제였는지 기억나지 않을 만큼 줄기차게 비가 내립니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이 먹구름이 겉히면 푹푹 찌는 무더위가 찾아올 거라는 것을. 언제 그랬냐는 듯 우중충했던 하늘은 맑게 갤 것이고, 질척한 땅은 어느 새 말라 초록으로 물들 것입니다. 이건 너무나 명백한 사실입니다.

인생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힘들고 지쳐 죽을 것만 같던 시절이 지나면 다시 웃을 수 있는 날은 반드시 옵니다. 삶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힘들 땐 그저 “장마철을 지나고 있구나”라고 생각해보세요. 눈을 감고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정말 살기 싫은 걸까? 아니면 더 잘 살고 싶어 이러는 것일까? 대부분의 경우는 후자일거라 생각합니다. 잘 살고 싶은데 뜻대로 안되서 속상한 마음 말입니다.

인생은 컴퓨터가 아닙니다. 한번 포맷하면 다시 시스템 복구를 할 수 없습니다.

누군가에게 사랑받지 못하거나 인정받지 못해 가치없는 존재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은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소중한 생명입니다.


  1. 도닥콩 at 2010.07.02 22:17 [edit/del]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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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YJ at 2010.07.04 16:48 [edit/del]

    뉴질랜드에서 그런일이 있었는지는 몰랐네.. 인생은 4계절 같다는말..힘들때 도움 많이 될꺼 같애~^^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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