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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에서 뒹굴뒹굴 거리며 쉬고 있는데 자다 일어난 동생이 “누나 맛있는거 해줘”라고 간절히 말했습니다.

맨날 해주던 볶음밥 말고 뭐 없을까 싶어서 냉장고를 열어보니 바지락과 생면이 눈에 띄었습니다. 요리에 조금 자신감도 붙었겠다 바지락 칼국수에 한번 도전해보자 싶었죠. 

맨날 밖에서만 사먹던 바지락 칼국수를 직접 끓여보니 감동 두배! 맛도 나쁘지 않아 요리에 점점 자신감이 붙는다고 해야할까요. 음하하.  




레시피 공개합니다.

재료 바지락 2봉지, 황태채, 호박 조금, 당근 조금, 마른새우, 생면 2인분 분량, 홍고추 1개, 청고추 1개, 청량고추 1개

1. 일단 가장 먼저 해야할 것은 바지락 해감. 소금물에 바지락을 넣어서 조개가 이물질을 뱉도록 만듭니다.

2. 해감 하는 동안 호박, 당근을 채썰고 홍고추, 청고추, 청량고추를 어슷썰었습니다.


3. 물에 불린 황태채를 건져서 냄비에 참기름을 아주 소량 붓고 볶아줍니다. 그리고 거기에다가 해감을 끝낸 바지락을 넣
고 물을 부은 뒤 끓여줍니다.

4. 육수를 만드는 사이 생면을 삶았습니다. 나중에 한번 더 끓일 것이니 너무 푹 삶을 필요는 없었습니다. 다 삶은 생면을 
찬물에 식혀서 준비해뒀습니다.

5. 바지락이 입을 쩍 벌리면 육수는 대충 우러난것으로 간주. 바지락과 황태채를 각각 건져내고 육수를 다른 냄비로 옮깁
니다. 아래 가라앉은 이물질은 따라 버립니다. 큰 국자가 있으면 국자로 옮기는게 나을 거예요. 안그러면 이물질이 섞이거든요. 해감을 했다고 해도 바지락에서 이물질이 많이 나오더라구요. 건져낸 바지락도 다시 한번 헹궈 주세요.

6. 옮긴 육수에 채썬 호박, 당근을 집어 넣고 바지락, 황태채 건져낸 것, 마른 새우를 넣은 뒤 육수를 팔팔 끓입니다.

7. 6번에 칼국수를 넣고 청고추, 홍고추, 청량고추를 집어 넣습니다.

8. 국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한뒤 접시에 담아내면 끝입니다.


사실 요 레시피는 회사 앞 칼국수 집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거랍니다. 평소에 종종 그집 바지락 칼국수를 먹었는데 국물 맛이 좋아 육수 비결이 궁금했었습니다.

칼국수에 마른 새우와 북어채가 건더기로 들어있어서 혹시 이게 맛의 비결인가 싶었습니다.

동생이 처음엔 내심 불안해 했지만 맛을 보고 난뒤 “어! 맛있다”라고 급칭찬을 하며 국물까지 남긴 없이 먹었더라고요.

요리 블로그를 시작하고 난뒤 평소에 바빠서 자주 못하던 요리를 매일 하려니 허리도 아프고 어깨도 아프고 보통 노동이 아니더군요.

나이를 한살 두살 먹으면서 존경스러워지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아침,점심,저녁 세끼를 책임져 오신 할머니, 한 회사에서 30년 동안 회사 생활을 한 아버지, 꾸준히 블로그를 하며 파워블로그의 타이틀을 거머쥔 분들. 정말 쉬운 일이 없다는 걸 정말 뼈져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결혼을 결정하는 친구들, 회사 다니는 것만으로도 벅찬데 아이까지 키우는 워킹맘들 저에게 모두 존경의 대상입니다.

꼬꼬마 시절엔 28살이 되면 ‘완전한 어른’이 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어수선하고 호기심 많은 학창시절과 별로 다를바가 없습니다. 그 완전한 어른은 도대체 언제쯤 될 수 있는 걸까요?

어찌됐든 오늘 전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라고 망설이며 도전하지 못했던 ‘바지락 칼국수’를 성공하면서 용기내는 법을 조금 더 배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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