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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6월 16일 (정확히 하자면 17일 12시 30분 경)

퇴근길에 마트에 들러 무스카토 와인 한병을 질렀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어김없이 오늘도 부엌에 섰다. 매일 한가지 요리에 도전해 블로그에 올리겠다는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오늘의 도전 요리는 ‘두부 튀김 브루스케타’ . 이탈리아 요리책에 따르면 ‘브루스케타’는 바게트 빵을 얇게 썬 것을 살짝 구워 그 위에 다양한 토핑을 얹어 먹는 이탈리아의 간식이라고 한다. 예전에 파리크라상에서 봤던 블랙 보우 역시 브루스게타를 응용한 요리였던 셈이다.

며칠 전 문득 아이디어가 떠올라 레시피 노트에 얼른 그려 넣었었다.

바게트의 바삭함과 튀긴 두부의 바삭한 질감이 중복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살짝 메모했다. 하지만 일단 만들어 봐야 아는 것. 무대포 정신으로 실행에 옮겼다.  


                                                                  짜잔. 완성품은 아래와 같다.                                                               



이 요리를 만들면서 나는 또 다른 이름을 지어주었다. 바로 ‘Annie's secret garden’ 이다. 바게트 위에 새싹을 얹고 ‘두부꽃’ 을 조심스럽게 하나씩 올리니 정원이 따로 없었다.

맛도 보지 않은 채 접시를 들고 아버지 방으로 달려 갔다. 아버지는 한참 동안 맛을 음미하다가 “흠. 맛 괜찮은데?”라고 평하셨다. 그 순간 나도 하나 집어 한입 베어물었다. “엇. 나쁘지 않잖아?” 제법 괜찮은 간식이 만들어 졌다.

만드는 법, 약간 손이 가지만 어렵진 않다.

준비물: 슬라이스한 바게트빵(2000원대), 새싹(800원), 두부 반모(800원)
            버터, 녹말가루
            깐풍소스 (케찹 1T, 간장 0.5T, 고추장 0.5T, 물엿 1.5T, 맛술 1T, 식초 1t)
         
1. 일단 깐풍 소스부터 만들어 놓자. 
2. 슬라이스된 바게트 빵을 기름을 두르지 않은 후라이팬에 굽는다. 한쪽 굽고 뒤집어서 다른 쪽도 굽는다.
3. 바게트 한쪽 면에 버터를 바른다. 이는 새싹을 얹었을 때 발생할지 모르는 습기가 바게트 빵을 눅눅하지 않게 하기 위
    해 막을 치는 용도다.
4. 두부를 가로*세로*높이 1cm로 깍뚝 썰기 한다. 키친 타월로 물기를 뺀후 녹말 가루를 묻혀서 튀긴다.
5. 만들어 놓은 깐풍 소스를 후라이팬에 두르고 튀긴 두부를 넣고 졸인다. 검정깨도 솔솔 뿌려준다.
6. 새싹을 찬물에 잘 씻어서 키친타월로 물기를 뺀 뒤 바게트 빵 위에 얇게 펴 얹는다.
7. 그 위에 깐풍소스가 묻은 튀긴 두부를 하나씩 조심스럽게 올리면 된다.

처음 도전한 요리라 과정샷을 찍을 겨를이 없었다.

일단 바게트가 얇아 한번 굽고 나니 생각보다 바삭했으며 튀긴 두부는 깐풍 소스에 묻혀져 바삭함은 거의 없었다.
바삭한 바게트와 깐풍 소스로 양념한 튀긴 두부, 새싹의 만남. 세 가지 맛이 제법 어우러 졌다.


                          롯데마트에서 산 벨큐브 치즈도 안주로 함께 준비했다. 까먹는 재미가 쏠쏠한 녀석들.


나는 지금 와인을 마시며 포스팅을 마무리 하고 있다. 벌써 새벽 1시. 졸음이 밀려온다. 무언가를 더 쓰고 싶지만 내일 회사에서 졸지 않기 위해, 이제 그만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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